이재명 대통령은 6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에서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하며, 현재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시급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취임 22일 만에 국회를 찾은 이 대통령은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며 “경제 위기 속에서 정부가 긴축만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이번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은 총 30조 5000억 원 규모로, 이 중에는 10조 3000억 원의 세입 경정도 포함돼 있다. 이 대통령은 “무너진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신속히 추경안을 편성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경제는 타이밍”이라며 지금이 바로 실기하지 말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에 더해 경제성장률이 4분기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언급하며,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급감하고 자영업자들의 부채는 임계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소비·민간소비·설비투자·건설투자의 동반 역성장, 구직단념 청년의 역대 최대 규모, 연간 10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 폐업, 그리고 국제정세로 인한 대외 변수들을 민생 악화의 원인으로 들었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안의 핵심은 소비 진작과 투자 촉진, 그리고 취약계층 보호로 구성돼 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11조 3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었으며,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 원씩 지급되는 소비쿠폰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세금을 내는 모든 국민을 포함해 보편적으로 지급하되, 취약계층과 인구소멸 지역에는 최대 52만 원까지 차등 지원하는 맞춤형 대책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에도 60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할인율을 인상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활성화를 위한 투자촉진 예산 3조 9000억 원이 책정됐다. 이는 AI,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더불어,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1조 3000억 원 수준의 자금 지원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생안정 분야에는 5조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특히 장기 연체된 취약 채무자에 대한 구제 조치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해 사실상 파산 상태에 있는 국민 113만 명이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 채무를 정리해 재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재정 정상화를 위한 세입 경정안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10조 3000억 원 규모의 세입 경정을 통해 재정 안정성과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존중하겠다”며 “2023년과 2024년에 발생한 80조 원 이상의 세수 결손에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를 방치하면 연말 대규모 예산 불용은 물론 지방재정 지원 축소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설 말미에서 이 대통령은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은 대통령 한 명이나 소수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추경안은 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마중물로, 여야 모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당을 향해 “삭감만이 아니라 필요한 예산이 있다면 주저 없이 제안해 달라”고 요청하며, 실용주의에 입각한 국정 운영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지키고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의 새 길을 열기 위해 오직 실용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면돌파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추경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정부와 국회의 공조가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