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눈 멍든 채 '케타민' 복용 시인.."치료용 복용일 뿐"

2025.06.02. 오후 02:2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미국 대선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 여러 마약성 약물을 다량 복용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NYT 보도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몇 년 전 우울증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케타민을 복용한 적이 있지만, 이는 뉴스거리가 아니다”라며 “당시 심리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받았을 뿐, 이후에는 복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케타민은 강력한 마취제이자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유명 배우 매슈 페리의 사망 원인으로도 언급된 바 있다.

 

이에 앞서 NYT는 머스크가 2024년 대선 기간 동안 케타민, 엑스터시, 각성제 등 다양한 약물을 주기적으로 복용했다는 내용을 여러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머스크의 약물 복용이 단순한 간헐적 사용을 넘어선 수준이라고 전하며, 머스크가 주변에 “케타민을 너무 많이 복용해 방광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여러 사적 모임 참석자들은 머스크가 케타민뿐 아니라 엑스터시와 환각성 버섯까지 복용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머스크는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정치권 실세로 떠올랐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에는 정부 효율성 증진을 목적으로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아 연방 정부 구조조정과 지출 감축 작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과감한 정책 추진과 개인적 이익 추구로 인해 관료들과 갈등을 빚었고,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머스크는 지난 5월 28일 공식적으로 공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퇴임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는 오른쪽 눈 주변이 부풀고 멍이 든 모습으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기자들의 상처 경위 질문에 그는 “아들과 장난을 치다가 아들이 내 얼굴을 때려서 생긴 상처”라고 해명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엑스(머스크의 아들)가 그랬냐”고 묻고는 “엑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는 걸 안다”고 답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머스크는 엑스라는 이름의 아들과 평소 장난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처음에는 별로 아프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멍이 들어 있더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베트남 순방 전용기에서 배우자 브리지트 마크롱에게 얼굴을 맞는 듯한 영상이 공개된 이후 더욱 화제가 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NYT 보도에 대해 “나는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서도 “머스크는 정말 대단한 사람(fantastic)”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머스크 역시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문 역할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NYT 보도는 머스크가 대선 기간에 약물을 다량 복용하며 정치 활동에 나섰다는 내용으로, 이는 그동안 머스크의 공개적 이미지와는 상당히 대조되는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머스크의 강력한 반박으로 인해 이번 보도에 대한 진실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정치권과 기업계를 오가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머스크의 이번 약물 복용 논란은 그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주요 기업을 이끌며 겪은 스트레스와 정신적 부담을 엿볼 수 있는 단면으로도 해석된다. 앞으로 머스크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추가 입장을 내놓을지, 그리고 대중과 미디어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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